[징검다리]하루 6끼 먹는 프랑코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나 따라해봐요 요렇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인 삼성의 용병 훌리오 프랑코(39)가 연일 독특한 행동으로 그에게 '한 수'배우려는 동료선수들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

방망이를 머리 위로 치켜든 뒤 방망이 끝을 투수 쪽으로 향하게 하는 독특한 타격자세는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

이뿐인가. 식사습관도 괴이하다. 그는 동료들로부터 '주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끼 식사할 때마다 오렌지 주스 한 통을 벌컥벌컥 마셔버리기 때문. 게다가 하루에 6끼를 먹는다. 이유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몸 관리에 지장이 있다는 것.

11일 그와 첫 대결을 벌인 국내 최고투수 정민태(현대)는 열을 받았다.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프랑코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정민태의 공이 들어올 때마다 칠 맘이 없다는 듯이 허리를 곧추세우고 그냥 서 있었다. 마치 '이 볼은 내가 칠 볼이 아니다'라는 것처럼….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은 정민태는 칠 맘 없어 보이는 프랑코에게 볼 넷을 허용해 자존심을 구겼다. 프랑코의 '뻗정 허리'는 다음날 김수경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마치 '흉기를 들이미는 듯'한 독특한 타격자세와 더불어 상대 투수의 평상심을 빼앗을 수 있는 프랑코의 메이저리그 노하우. 역시 그는 16년 메이저리그에서 놀아본 '닳고닳은 여우'임에 틀림없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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