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초 2사후 주자없는 상황 LG 이병규의 타석.
두산 투수 김영수(25)가 이병규가 때려낸 타구에 얼굴을 맞아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히 볼은 오른쪽 눈 위에 무의식적으로 갖다 댄 글러브 위에 맞아 큰 부상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운드를 내려오는 김영수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7일 해태전에서 입단 4년(60경기)만에 첫승을 따낸 그는 이날도 비록 1실점으로 뒤지고 있었지만 이병규의 안타가 터진 5회 2사까지 LG 강타선에 5개의 안타만을 내줘 여차하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던 상황. 이때 먼발치에서 몸서리를 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선수가 또 있었다. 이날 LG의 선발투수로 나선 LG 신인 경헌호.
경헌호는 한양대 3학년이던 98년 봄철 전국대학선수권대회에서 경희대 구명준의 직선타구에 왼쪽눈을 그대로 얻어맞아 선수생명이 끝날 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경헌호 말고도 몸서리칠 투수들은 많다. 95년 6월 25일 당시 태평양의 최상덕은 앞니 3개가 부러졌고 지난해 7월 10일 쌍방울의 김원형은 코뼈와 광대뼈가 함몰됐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모두 장종훈(한화)의 직선타구에 의한 것. 현재 장충고 감독으로 있는 진동한도 쌍방울 현역시절 코뼈가 내려앉고 앞니가 부러졌었다. 투수와 상황은 다르지만 야구장에서 파울볼을 조심해야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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