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웅담 먹는 정은순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아무나 OK.’

한국 최고의 센터 정은순(29·삼성생명)은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결과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각 팀은 이번 용병 선발에서 삼성생명을 여자 프로농구 2연속 우승으로 이끈 정은순에 맞설 센터를 고르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 예상대로 1순위로 뽑힌 6명은 모두 1m90대의 장신으로 채워져 1m85인 정은순보다 신장에서 앞섰다. 몰려올 장대 군단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한데 정은순의 반응은 오히려 담담하다. 일찌감치 용병시대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한 덕분에 얼마든지 해볼 만하다는 것.

우선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약을 만들어 먹고 있다. 웅담가루와 몸에 좋다는 한약재를 섞어 하루 세 번씩 먹고 있는 것. 또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해 전보다 무거운 바벨과 씨름하는 등 근력을 키우고 있다. 기동력이 떨어지는 장신선수의 단점을 노려 공격할 때 활발한 몸놀림으로 장대숲을 헤집고 다니겠다는 각오.

20일부터는 열흘간 전북 고창에서 산악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그곳의 유명한 장어요리로 영양보충도 하며 6월9일 개막하는 여름리그를 준비할 계획.

겨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뒤 “용병과의 승부를 통해 진정한 아시아 정상임을 입증하겠다”던 정은순의 야망이 바야흐로 무르익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