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학다리여왕' 조민선 ＂살이 찌고 싶어요＂

‘학다리 유도 여왕’의 이름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

97년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지난해 매트에 복귀한 조민선(27·두산).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전기영과 함께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철녀답게 복귀 1년도 안돼 전성기 때의 기량을 되찾으며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도 여전히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복귀 직후 체력 회복이 가장 급선무였던 조민선은 1월 태릉선수촌에 입촌, 후배들 틈바구니에서 똑같이 땀을 흘린 끝에 이제는 훈련을 앞서 이끌 정도로 힘이 넘친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바로 체중을 불려야 한다는 것. 조민선은 은퇴 직전 열린 97년 세계선수권까지 66kg 이하급에 출전했으나 98년 체급 조정이 이뤄지며 66kg급이 없어지고 70kg이하급이 새로 신설됐다. 이 때문에 평소 66.8kg의 체중을 유지하다 시합전 2∼3kg을 줄인 64∼65kg으로 경기에 나서곤 했던 조민선은 졸지에 4∼5kg을 불려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체급 종목의 선수들이 체중을 줄이기는 쉬워도 운동을 계속하며 체중을 불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체중을 늘려도 힘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아 체중 조정 특히 상향 조정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로 간주될 정도다.

하지만 시드니 금메달을 노리는 조민선으로선 체중을 불리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사정이 있다. 1월말 유럽전지 훈련도중 참가한 파리오픈 70kg급에서 비록 은메달은 땄지만 같은 체급의 유럽 선수들에 비해 몸집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 마치 고등학생이 대학생을 상대로 시합을 치른 것과 같았다는 것. 조민선은 그래서 현재 체중을 늘려 주는 효과를 지닌 한약을 특별 조제해 꾸준히 복용하는 한편 평소 식사에도 온 신경을 쏟고 있다.

한편 조민선과 정반대의 경우가 57kg이하급의 간판 김화수(24·경남도청)다. 63kg급에서 57kg급으로 체급을 낮춘 김화수는 체중을 줄이며 체력도 보강하기 위한 방편으로 10m 높이로 설치된 밧줄타기를 택해 지금은 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대표 선수들 중 가장 빠르게 밧줄을 탈 정도가 됐다.

<부산〓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