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나경민 부상 시드니金 ‘빨간불’

  • 입력 2000년 4월 24일 18시 29분


9월 시드니올림픽을 앞둔 한국의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한국의 ‘메달박스’인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여자복식 ‘금메달 보증수표’ 나경민(눈높이)이 22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전국봄철종별리그 여자일반부 단체결승전 도중 쓰러져 남은 경기를 모두 기권했다.

이날 팀의 제1단식 주자로 나선 나경민은 상대 김지현(삼성전기)의 스트로크를 받기 위해 네트 앞으로 뛰어들던 중 오른쪽 골반 부위와 허벅지 인대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비명과 함께 주저앉은 것.

서울중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나경민은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 정밀 진단을 받고 있으나 2년 전 부상한 부위를 또 다시 다쳐 상황이 심각할 경우 대표팀 전력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서명원 눈높이팀 감독은 “나경민이 올들어 국제대회 5경기, 국내대회 1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피로가 누적됐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소속팀 선수 7명중 4명이 부상해 어쩔 수 없이 출전했다”고 말했다.

나경민은 김동문(삼성전기)과 함께 지난해까지 혼합복식 국제대회 50연승 행진을 이끈 세계 최정상의 선수. 올해는 정재희(삼성전기)와 짝을 맞춰 지난달 3일 여자복식에서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권승택 대표팀 감독은 “나경민의 부상이 심각할 경우 한국의 메달 목표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며 “올림픽까지 5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경민이 쓰러져 곤혹스러울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나경민의 혼합복식 파트너인 김동문마저 최근 고질인 허리부상 재발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만큼 나경민이 빠른 시일내에 회복하지 못할 경우 한국은 자칫 노메달 수모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나경민은 96애틀랜타올림픽 이후 방수현의 대를 잇는 단식 주자로 각광받았으나 97년 골반뼈 부위 근육이 파열되면서 체력 소모가 적은 복식으로 전환했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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