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 이봉주(30)가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본격 담금질을 시작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올해 초 열린 도쿄마라톤에서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수립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는 한마디로 ‘국보급 마라토너’.
이봉주는 마라토너로서 마지막 목표를 ‘2000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로 설정하고 25일부터 대전 유성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들어갔다.
시드니 시내를 관통하는 올림픽마라톤 코스는 최고 최저 구간의 표고차가 80m에 이를 뿐만 아니라 코스 중간에 15개의 크고 작은 언덕이 반복되는 난코스. 여기에다 승부를 결정지을 마지막 40km 지점 이후 400여m가 오르막으로 돼 있다. 결국 지구력이 뛰어난 선수가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시드니올림픽조직위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마라톤 코스 설계에서부터 선수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도전적이지만 크게 까다롭지 않은 코스를 만들었다”며 “전체적으로 평탄하고 불필요한 코너를 없애 빠른 기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봉주가 훈련지로 택한 대전∼공주간 국도의 마티고개는 이런 시드니 지형을 극복하는 데 최상의 코스. 이 고갯길은 3km의 완만한 오르막에 이어 3km의 내리막이 계속되는 코스로 체력을 키우며 스피드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봉주는 유성에서 5월말까지 한달 동안 머무르며 새벽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하루 40∼50km를 달리는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낼 예정이다. 오인환코치는 “유성전지훈련은 이봉주에게 약점으로 지적돼 온 막판 체력을 보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한달 동안 전지훈련을 마친 뒤 6월말에는 시드니로 전지훈련을 떠나 두달 동안 현지 적응훈련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