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얼음골 고드름 주렁…90년이후 결빙상태 최고

  • 입력 2000년 4월 26일 18시 57분


90년대 이후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고 언 뒤에도 곧 녹아 환경훼손 논란이 일어온 경남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에 최근 얼음이 꽁꽁 얼어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밀양시에 따르면 이달 초순부터 얼음골에 얼음이 얼기 시작해 최근에는 바위에 10여개의 고드름이 달릴 정도로 결빙상태가 좋다는 것.

밀양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얼음골 인근 ‘동의굴(東醫窟)’에서 해부한 것으로 묘사돼 얼음골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올해처럼 결빙상태가 좋고 얼음의 양이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본격적인 피서철로 접어들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년의 경우에는 얼음골 바위 틈에 어른의 주먹만한 얼음덩어리가 생기는 정도였으며 84년과 91년에는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다.

또 98년과 지난해에는 얼음이 6월 중순에 녹아내리는 등 ‘이상현상’이 반복되자 밀양지역 시민단체들이 “얼음골 주변의 환경훼손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밀양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얼음골은 4월초부터 8월초까지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處暑·올해는 8월23일)를 전후해 얼음이 녹는 신비로운 현상을 보여 197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한편 얼음골 매표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는 4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꽁꽁 언 얼음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밀양〓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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