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이승엽(24·삼성)이 최근 팀이 하향곡선을 그리며 부진에 빠지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야구는 혼자 할 수 없는 단체경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이 이처럼 고민하는 이유는 뭘까.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승엽이 홈런을 치는 날은 팀이 승리를 하고 그가 ‘죽 쑤는 날’은 어김없이 팀이 패배하기 때문.
이승엽은 4월5일 SK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결과는 2-4패.
이튿날 이승엽이 시즌 첫 홈런을 뿜자 팀은 8-0으로 대승. 이는 이승엽이 가장 최근 홈런을 터뜨린 4월25일 두산전까지 그가 홈런을 때려낸 6번 모두 팀 승리로 이어져 ‘이유를 알 수 없는 징크스’로 자리잡았다.
어디가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이후 5경기에서 이승엽이 무홈런으로 부진하자 팀도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있다
2일 현재 22경기를 치른 삼성은 14승8패(승률 0.636)로 현대와 두산에 이어 드림리그 3위. 물론 중간순위이지만 이 성적으로는 자력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든 형편.
지난 시즌부터 우승을 위해 선수영입에만 30억원 가까이 투자를 한 구단 입장에서는 입이 나올 만하다.
이승엽의 올 시즌 홈런은 2일 현재 6개로 공동 9위. 5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부문 신기록을 세운 지난 시즌에도 4월 한달 동안 7개의 홈런을 작성해 기록상으로는 별다른 것이 없다.
사실 ‘이승엽 홈런〓승리’ 등식이 올해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54개의 이승엽의 홈런 중에서 팀이 승리할 때 때려낸 것은 무려 34개. 그가 홈런을 때려냈을 때 팀의 승률이 63%나 됐다. 물론 올 시즌은 100%이지만…. 133경기를 치르는 이번 시즌에서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이승엽의 홈런은 36개.
개인타이틀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홈런과 팀의 승리가 등식으로 성립된 이상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스윙을 바꿀 줄 아는 '속이 깊은 선수'이기에 전망은 낙관적.
지난 시즌에도 4월 7개를 쳐내더니 5월에 한경기 2개 이상의 홈런을 몰아치기를 4번이나 하면서 15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포는 언제 본격 가동될까. 팬들은 그것이 정말 궁금하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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