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세무서 소속 직원 2명의 방문을 받고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6층 부회장실에서 97년 사업계획서 및 결산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납세 실태를 점검받았다.
종로세무서는 97년 1월1일부터 97년 12월31일까지를 조사 대상 기간으로 해 법인세 정기 일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98년과 99년 자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5일 종로세무서로부터 10일부터 31일까지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의 세무조사 사전통지서를 받은 바 있지만 체육경기단체로는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금까지 축구협회에 200여억원을 출연하고 월드컵을 유치하는 등 축구발전에 기여해 왔는데 칭찬은 못해줄망정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월드컵을 앞두고 전 국민적 차원에서 축구협회를 도와주어야 할 상황에 세무조사하겠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며 “세무조사라기보다는 세무지도로 이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축구협회 세무조사에 대해 국세청은 모든 법인에 통상적으로 실시되는 정기조사의 일환이며 조사착수 일주일 전에 조사여부까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공공법인 등 수익이 있는 모든 법인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5∼10년에 한번씩 정기 법인조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한국야구위원회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다른 경기단체들에 대해서도 최근 5년간 정기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대한체육회도 최근 정기 법인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는 정기조사를 받은 지 10년 정도된 장기 미조사 법인이기 때문에 이번에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용우(裵瑢祐) 종로세무서장은 “사전 통보에 의한 정기조사일 뿐 다른 의도는 없으며 다른 체육단체도 이런 조사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산하단체를 비롯해 한국야구위원회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등 체육단체들은 이제까지 단 한차례도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