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제15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윤상문 감독은 한국팀 경기가 있을 때면 벤치 뒤편에서 ‘암호’ 같은 말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윤감독이 말하는 ‘선’이란 마음을 가라앉히는 ‘참선(參禪)’의 의미. 물론 선수들이 급박한 경기 도중에 ‘선’을 할 여유가 있었을 리는 없지만 마음을 안정시키라는 뜻으로 한 이야기다. 탁구는 구기 종목 중 가장 작고 가벼운 공을 다루는 경기. 게다가 순발력과 순간 판단력이 요구되는 경기여서 대표적인 ‘섬세한 종목’으로 꼽힌다. 그만큼 승부에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셈.
이 때문에 한국 탁구 대표팀은 평소 ‘참선’을 통해 경기를 준비한다. 탁구 대표팀은 태릉 선수촌에서 매일 훈련 시작 전 10분간 체육관 바닥에 정좌하고 눈을 감은 채 마음을 가다듬는 연습을 해왔다. 7개월째 계속하고 있는 ‘선’ 훈련은 심리적인 안정이 훈련과 실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 박사의 권유에 따른 것.
여자 대표팀의 이은실(삼성생명)은 “국제 대회 기간에도 참선을 계속하고 있다”며 “여러 방법으로 공을 다루는 것을 상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병행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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