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태안반도 신진항 꽃게잔치…포구서 맛보는 별미

  • 입력 2000년 5월 20일 10시 08분


꽃게 한마리를 먹어치우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그러나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 게는 열세번이나 딱딱한 갑옷을 갈아 입는다. 다리의 무늬가 꽃같다 해서 붙은 이름, ‘꽃게’. 지금 제철을 맞아 산지인 서해 포구는 주말이면 ‘꽃게 킬러’로 북적인다.

태안반도(충남 태안군 근흥면)의 안흥만을 찾았다. 중심의 안흥항은 한반도의 거의 서쪽 땅끝으로 백제때부터 중국 산둥반도를 잇는 뱃길의 출발지. 당나라 사신도 여기로 상륙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권이 안흥항 코 앞에 있는 섬 신진도의 신진항으로 넘어갔다. 이곳은 신진대교 개통으로 연륙도가 된 후 어항 주변 개발사업으로 최근 깔끔한 횟집과 모텔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 신진항이 요즘 꽃게로 분주하다. 어판장의 경매가는 ㎏당 2만5000∼3만원. 서북쪽으로 50여㎞ 떨어진 격렬비열도 바다에서 잡아온다. 4월 중순∼7월 말에 잡히지만 꽃게 맛이 가장 좋은 때는 알이 차기 시작하는 요즘. 암게는 배딱지 안에 노란 알이 꽉꽉차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꽃게 맛을 제대로 보려면 아무래도 찜이 좋지요.”

신진항의 회식당 ‘서해바다’ 주인 이종수씨(40)의 말이다. 꽃게는 찜 탕 게장(간장) 무침(양념장) 회로 내는데 주로 알이 꽉 찬 암게를 쓴다. 이 집 꽃게탕은 된장을 풀어 끓여낸 구수한 맛이 일품. 주말 점심때는 관광객으로 자리잡기가 수월치 않을 정도다. 산 꽃게는 신진항 어판장 옆 활어취급소에 가면 많다. 가격은 암게가 ㎏당 3만원 내외. 스티로폼 상자에 게를 담고 얼음을 채워 ‘마취’시켜 선도를 유지하는데 최장 생존시간은 48시간.

<신진도(충남태안)〓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신진항

근흥면 정죽리. 안흥항과는 다리로 연결됐다. 식당은 5곳. ‘서해바다’(0455-675-4800)의 꽃게찜은 ㎏당(중간크기 3마리) 4만원, 꽃게탕(4인분·식사포함)은 4만5천원. 자연산 광어와 우럭회도 즐길 수 있다.

◇들를 곳

△태안마애삼존불상(태안읍 동문리)〓태안반도의 주산인 백화산(해발 284m) 중턱의 돌출바위에 새겨졌다. 보물 432호. 서산마애석불보다 앞선 백제때 석불로 바위 전면에 가설한 목조앞방(前室) 안에 있다. △해미읍성(서산군 해미면 읍내리)〓조선 태종때(1407년)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으로 보존상태가 아주 좋다. 성 안에는 고종의 천주교탄압시(1899년) 신자 1000여명이 처형됐다는 감옥터와 고문틀이 이용된 호야나무가 있다. △아산 온양민속박물관(아산시 권곡동)〓의복과 음식, 주거 등 일상용품과 직업 오락 의례등 우리 생활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민속문화 유산을 전시 중. 사이버어린이백화점 ‘인터나루’(www.internaru.com)에 들르면 관람료(3000원) 40% 할인쿠폰을 얻을 수 있다. 0418-542-6001

◇가는 길

당진∼국도32호선∼서산∼태안읍∼지방도620호선∼안흥항∼신진도

◇여행상품

안흥항 신진항과 태안마애삼존불 해미읍성을 둘러 보는 당일코스 상품이 있다. 3만원(점심식사 불포함). △별미여행클럽 02-733-5093 △애플관광 02-723-8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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