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실력과 톡톡 튀는 개성으로 98시즌 이후 프로축구 중흥에 불을 지폈던 이들이 올들어 약속이나 한 듯이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올시즌 프로축구는 관중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고 소속 구단은 성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지난해 최고의 스타에서 올 들어 깊은 나락으로 추락한 선수는 안정환. 지난해 MVP에 오르며 프로축구 최고의 인기 스타로 부상했던 안정환은 대한화재컵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린 뒤 6경기 무득점 행진. 이후 K리그 포항전에서 1골을 추가했지만 팀의 연패 사슬을 끊지는 못했다. 최근 팀 7연패의 부진이 안정환의 부진 탓이라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
정작 안정환 자신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프로다운 투지와 자기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밝혀 간접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고종수의 부진은 부상이 가장 큰 원인. 고종수는 고질인 허리 통증으로 대한화재컵에서 고작 3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시아클럽선수권이후 점차 컨디션이 살아나기 시작한 고종수가 부활의 가능성을 보인 경기는 17일 울산전. 고종수는 이날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뽑은 뒤 비탈리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발군의 활약을 보였다. 고종수는 그러나 21일 안양전에서도 선제골을 어시스트했지만 이후 이영표의 철저한 마크에 손발이 꽁꽁 묶였다. 아무래도 부진 회복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
이들과 달리 올 들어 단 1경기에 출장한 뒤 3월이후 독일에 머물고 있는 이동국은 무릎 치료가 예상보다 늦어져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동국은 당초 지난주 귀국해 유고대표팀과의 평가전(5월28, 30일)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치료 기간이 의외로 길어져 귀국도 이달말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이동국은 현재 축구협회는 물론 구단과 에이전트가 나서 현지 구단 입단을 적극 추진중이어서 앞으로 당분간 그의 플레이를 국내 프로무대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빠 부대의 우상들이 살아나야 프로축구가 산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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