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亞청소년대회]정윤성 "으하하하! 9골"

  • 입력 2000년 5월 24일 19시 37분


"제2의 이동국이 떴다."

23일 열린 제9회 아시아청소년(16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7조 예선 첫 경기 브루나이전에서 9골을 뽑아낸 정윤성(16·수원공고).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황선홍(31·J리그 가시와 레이솔)이 94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세운 한국의 한 경기 개인 최다골(8골)을 갈아치우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1m81,77㎏의 탄탄한 체격. 골잡이로서의 신체 조건을 고루 갖췄으며 게다가 스트라이커의 최대 목표인 골을 넣는 탁월한 감각을 보유하고 있어 조영증 청소년대표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문전에서의 재빠른 움직임, 순간 포착, 예측 능력 면에서 발군이다. 비록 약체였지만 브루나이를 상대로 9골이나 잡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동물적 볼감각'때문이라는 게 조감독의 설명.

아직 다져지지 않아 잔기술이 부족한데다 체력이 약해 100m를 13초2에 뛸 정도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약점. 하지만 이제 고교 1년생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해 황선홍-이동국 등으로 이어지는 골잡이 계보에 오를 유망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가능성 때문에 프로팀의 주목을 받는 것도 당연. 수원 삼성은 지난해 7월 협회장배 중고대회에서 4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한 그를 유심히 지켜본 뒤 '입도선매'식으로 연말에 구단 연고 고교인 수원공고에 입학시켜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는 훈련에 관련한 장비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정윤성은 2월 브라질 전지 훈련땐 현지 프로팀인 크루제이루클럽으로부터 공식 입단 제의를 받기도 하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 덕천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볼을 접한 정윤성은 동래중 이강민감독을 만나면서 급성장했다. 살이 찌는 체질인데도 이감독이 음식 조절과 운동을 적절히 조화시켜 지금의 몸으로 만들어 줬다는 것. 또 탄탄한 기본기도 동래중 시절에 다져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공할 돌파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는 올림픽대표 설기현을 가장 좋아한다"는 정윤성은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뒤 스페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큰 야망을 갖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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