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문제는 한국인 선수들의 기용과 관련한 딜레마 때문.
메이저리그 출신 데이비드 닐슨의 부진으로 고민하던 호시노감독은 주니치 팬의 성화에 못이겨 닐슨 대신 이종범을 1군에 올린 뒤 톡톡히 재미를 봤다. 4월21일 이종범이 1군에 복귀한 뒤 25경기에서 18승7패로 엄청난 상승 곡선을 그린 것.
이종범은 최근 4경기째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250까지 떨어졌지만 복귀 초반 0.300대를 넘는 불방망이로 팀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 바람에 센트럴리그 꼴찌로 바닥을 헤매던 주니치는 23일 현재 22승19패로 요미우리 자이언츠(23승18패)에 불과 한 게임차로 뒤진 2위로 점프.
주니치에 '이종범 돌풍'이 잠잠해지자 이번엔 요미우리에 두 명의 한국인 투수인 정민철과 조성민 '바람'이 몰아쳤다.
이 둘은 당분간 1군 진입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종범이 닐슨의 부진으로 찬스를 잡은 것과 마찬가지로 정민철 조성민도 요미우리의 외국인 투수 발비노 갈베스의 부진이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갈베스는 6경기에서 6패에 평균자책 3.26. 보다 못한 나가시마감독은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낸 뒤 정민철을 19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투입해 성공을 봤다. 선발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
다음날 정민철을 엔트리에서 뺀 요미우리는 21일엔 조성민을 1군으로 불러왔다. 중간 계투요원인 조성민은 21일 야쿠르트전에서 1과 3분의1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한데 이어 23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도 1이닝 무안타 무실점했다.
나가시마감독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일본 프로야구의 외국인 투수 1군 엔트리제한은 2명. 그런데 요미우리엔 데릴 메이라는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가 6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 1.50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다.
따라서 정민철 갈베스 조성민을 번갈아 1군에 올려야 하는 복잡한 상황. 현재 나가시마감독은 아직도 갈베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정민철을 선발로 쓰자는 가토리투수코치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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