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이승엽은 라커룸 구석에서 근심스러운 얼굴로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20일 홈런을 기록한 뒤 이후 3경기에서 홈런은 고사하고 안타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기 때문. 타율도 0.288로 3할 아래로 뚝 떨어졌다.
이승엽은 “솔직히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타석에 서서도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외다리타법의 이승엽은 평소 같으면 자신있게 들어올릴 오른발이 이날은 많게는 4,5번씩 들었다놨다 했다.
불행중 다행일까. 아니면 고민의 덕일까. 이승엽은 이날 첫타석에서 4게임만에 안타를 때려냈다. 자신감이 붙은 이승엽은 4회에 초구를 오른쪽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후속타석에서도 우전안타와 우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4타수 4안타(1홈런)에 볼넷 한 개로 올시즌 첫 100% 출루. 타율도 0.306으로 올라섰다.
“하도 방망이가 맞지 않아 그냥 연습을 빼먹어봤죠”라고 밝게 웃는 이승엽의 얼굴이 해맑았다.
<청주〓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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