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배운 점은 찬스를 만들고 살려 가는 능력. 경기 중 완벽한 골 찬스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모든 골은 ‘경합 상황’에서 나오기 때문.
하지만 후반초 설기현 이천수의 연이은 슈팅이 차는 순간 벌써 골대를 빗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듯 한국선수들은 마치 골문이 그저 열려있기나 한 듯 너무나 안이한 슈팅으로 스스로 득점찬스를 날려버렸다. 시종 수세에 몰리다 단 한번의 역습을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 가는 유고의 문전처리능력은 한국선수들에게 ‘산 교육’이 됐다.
교훈은 또 있다. 한국은 키에서 엄청난 열세를 보였음에도 시종 문전에서 공중볼을 고집하는 우둔함을 보였고 다리가 긴 유고선수들의 태클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깨닫지 못하는 듯 했다. 이날 경기는 적절한 상황 대처능력은 기술이전에 그라운드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라는 귀중한 교훈을 남겼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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