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에 관해서는 해태의 김응용 감독과 함께 밝히기를 꺼리는 그는 지난해 봄 125kg의 몸으로 뒤뚱거리며 캠프장을 뛰어 “저래 가지고 제대로 칠 수 있겠나”란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 빠져 한때 미국으로 쫓겨갈 분위기까지 갔던 선수였다.
그런 그는 시즌이 끝난 후 국내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체중관리에 관한 마이너스 옵션’까지 걸었다. 110kg 이상이 되면 500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한 것이다.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받는 프로의 속성 때문이었을까. 그는 미국에서 전문 트레이너는 물론 영양사 도움까지 받으면서 홈런치기보다 어려운 감량에 성공했다. 그것도 불과 3개월 만에 15kg 이상을 뺐다고 한다.
그런 그가 29일 18호 홈런을 날리면서 홈런더비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 홈런왕 등극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승엽 프랑코 같은 거물 타자들이 앞에서 투수들을 피곤하게 만들거나 집중력을 빼앗아 주는 지원사격까지 받고 있어 다른 타자들보다 유리한 편이다.
소문난 애처가인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인이 한국에 오기 전날엔 반드시 홈런을 치며 그걸 선물로 주는 선수이다. 좋은 타격은 허리와 엉덩이 스피드에서 나온다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는 그의 다이어트 성공은 생각할수록 재미있고 흥미롭다. (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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