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핸드볼협회 김종하 명예회장은 '미스터핸드볼'로 통한다. 81년 협회장을 맡아 88서울올림픽에서 여자 우승, 남자 준우승을 일궈내는 등 한국 핸드볼을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렸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대표출신 강재원을 맏사위로 맞아들일만큼 핸드볼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핸드볼협회도 회장으로 10년동안이나 이끌었다.
91년 협회를 떠나 명예회장으로 남아 있는 김 회장은 최근 협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착찹하기만 하다. 훌륭한 회장을 파벌싸움으로 내보낸데 이어 검증도 안된 회장을 영입하려다 또다시 내홍을 겪는 것을 지켜보자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협회는 2월 설원봉 전회장(대한제당 회장)을 잃었다. 설 전회장은 지난해말부터 집행부를 놓고 '공금횡령 했다' '안했다' 등 투서가 난무하자 염증을 느끼고 사표를 던진 것. 핸드볼협회는 3개월여의 수소문 끝에 5월10일 김동건 회장(안풍종합건설 회장)을 다시 영입했다.그러나 천거파와 비천거파가 또다시 회장 출연금과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 등을 놓고 다투는 바람에 10일만에 신임 회장이 사퇴를 표명, 최근 공식화 되기에 이르렀다.
협회는 부랴부랴 또 신임 회장 물색에 나섰다.
이를 지켜본 김 명예회장은 "설원봉 회장은 핸드볼의 발전에 도움이 될 분이었는데 핸드볼인들의 잘못으로 잃게 돼 안타깝다" 고 말했다. 김동건 회장에 대해선 검증이 안된 인물을 무리하게 영입하다보니 탈이 났다는 것.
김 명예회장은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핸드볼인들이 다투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올림픽이 4개월여밖에 안남았는데 각성하고 대의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일침을 놓았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