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가 열리는 그 순간 한국의 월드컵 관계자들은 뭘하고 있었나.
이날 집행위에서 결정된 5월31일 개막일안 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과정을 짚어보자.6일 집행위에서 예정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입장권 가격과 개막일 변경안 두가지.하지만 2002월드컵 관련 최고기구의 자리를 놓고 국내에서 자존심 경쟁을 벌여온 축구협회나 월드컵조직위는 개막일 변경안이 집행위원회에 상정됐는지 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 집행위원이라 회의에 참석,결과를 챙겨야 할 축구협회는 정회장이 국회 개원을 이유로 집행위에 불참하는 바람에 현지에 직원을 파견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또 개막일 변경안의 첫 제안자인 월드컵조직위는 개막일 변경건은 집행위 고유권한이라며 뒷짐 을 졌다.결국 이날 조직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집행위 결정 사항은 입장권 가격에 관련된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 시각 FIFA측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찌감치 한일 조직위 양측에 개막일 변경이 이미 집행위를 통과했다는 것을 알렸다.이런 사실도 모른채 조직위와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휴일을 즐겼고 결국 국내 언론은 FIFA 미디어담당자나 일본 언론을 통해 개막일 변경 사실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휴일을 갖는 것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하지만 개막일 변경여부에 따라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의 일정을 다시 짜고 방송중계 및 경기장 배정문제까지 재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모두 손을 놓고 쉬어야 했을까.
국민들은 월드컵에 관계하는 사람들이 신명을 바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