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쿠바선수들을 만나면 주로 대학생으로 구성된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승리는 아예 접어두고 몇점차로 패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쿠바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에 빗대어 대학시절 박재홍에게 붙여진 별명이 '리틀쿠바'다. 몸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장타력과 야구센스, 빠른 발 등을 고루 갖춰 그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 '리틀쿠바'가 11일 수원구장에서 롯데 에이스 문동환을 상대로 19호째의 홈런을 장외로 쏘아올려 시즌초 내세웠던 ‘40(홈런)-40(도루)’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국내엔 ‘30-30’은 있지만 ‘40-40’은 아직 없다.
133경기 일정의 약 43%를 소화한 현재 그의 기록이 19홈런과 12도루임을 감안하면 ‘40-40’ 도전은 쉽지 않은 것임을 수치로 알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162경기를 치르지만 쿠바출신의 호세 칸세코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 시애틀 매리너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3명밖에 달성한 적이 없을 정도로 희귀한 기록이다.
미국선수들이 이 기록을 세우기 위해선 4경기당 한 개꼴로 홈런을 치고 도루를 해야 하는 데 비해 박재홍은 3.3경기당 한 개꼴이다. ‘리틀쿠바’가 첫 ‘40-40’을 기록한다면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에 못지않은 대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드니올림픽때 페넌트레이스가 계속된다면 그의 기록도전은 호주행과 함께 물건너 가버리겠지만….
(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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