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이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두터운 선수층을 내세워 시즌 초반 '소리없이 강한 팀'의 이미지를 쌓아나갔던 두산. 그러나 요즘 두산의 경기 모습은 '무기력' 그 자체다. 5연패의 시작 경기인 10일 잠실 해태전에서만 4-5로 '아깝게' 패했을 뿐, 이후 3점차 이내의 패배가 없다. 특히 최근 롯데와의 두 경기는 2-7, 0-8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두산이 5연패를 당한 것은 98년 7월 이후 거의 2년만의 일이다.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확실히 내세울만한 선발 투수가 없다는 점. 최용호가 13일 경기에서 5와 3분의2이닝 동안 5실점, 파머가 14일 경기에서 5이닝동안 4실점, 이광우가 5이닝동안 5실점 등 선발진의 대량 실점이 패배로 이어졌다. 선발진이 부실하자 두산 김인식 감독은 계투진의 '인해전술'로 마운드를 꾸렸지만, 이혜천 박보현 등의 계투진도 잦은 등판으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고민은 타선에도 있다. 15일까지 두산의 팀 타율은 0.299. 3할을 넘었던 팀 타율이 '아슬아슬하게' 2할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8개 구단중 최고다. 하지만, 문제는 집중력. 5연패를 당하는 동안 두산은 잔루를 무려 35개나 기록했다. 진루하고도 홈을 밟지 못한 주자가 경기 평균 7명이라는 얘기. 주자가 나가도 불러들이지 못하니 패할 수 밖에 없다.
우즈 김동주 심정수의 '클린업 트리오'는 안타를 쳐주고 있지만 정수근 장원진 등 상위타자들이 부진해 타점을 올릴 기회는 적다. 정수근의 최근 5경기 타율은 0.136, 장원진은 0.263이다. 여기에 홍성흔(5경기 0.200) 김민호(0.083) 등 다시 하위 타선에서 뒤를 받쳐주지 못하는 것이 잔루가 많아지는 이유. 부상중인 강혁의 공백이 아쉽다.
두산은 17일부터 드림리그 1위 현대와 3연전을 치러야 한다. '산넘어 산'. 이 위기를 제대로 넘길 수 있을까.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