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잉글랜드 '훌리건 고민'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00분


‘나 어떡해.’

잉글랜드는 축구의 종주국이자 강국이지만 경기와 관련해 상습적인 폭력을 일삼는 훌리건 (경기장 난동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로도 유명하다. 85년 열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훌리건이 난동을 무려 5년 동안 클럽대항 컵대회 출전을 금지당한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19일 열린 독일과의 유로 2000 B조 경기를 전후로 잉글랜드 훌리건들이 벨기에 브뤼셀과 네덜란드 샤를루아에서 폭력을 행사해 56명이 다치고 850명이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 잉글랜드를 다시 한번 난처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유럽축구연맹(UEFA)은 21일 열리는 잉글랜드와 루마니아의 일전을 앞두고 다시 한번 훌리건의 난동이 벌어질 경우 1승1패의 잉글랜드가 8강에 오르더라도 대회 성적을 박탈하고 선수단을 추방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현실적으로 직접 느낄 만한 충격을 주지 않으면 훌리건 난동을 근절시킬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나온 결정.

2006년 월드컵 유치에 나서고 있는 잉글랜드로서는 훌리건의 폭력이 치명적인 약점. 대회전부터 훌리건 대책에 적극 나섰던 잉글랜드는 “최근 발생한 폭력사태는 잉글랜드 축구에 불명예를 안겨줬다”며 “경찰과 협조해 유죄가 인정된 훌리건에 대해서는 회원권과 시즌 티켓을 모두 무효화시키겠다”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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