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4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에선 4경기 모두 불꽃 튀는 타격전과 짜릿한 역전승부가 벌어져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날 터진 안타가 무려 102개에 득점은 88점.
우승후보 경기고는 천신만고 끝에 ‘복병’ 속초상고를 눌러 8강에 올랐고, ‘역전의 명수’로 떠오른 순천효천고도 8강에 합류했다. 광주일고와 충암고는 1회전을 통과.
▽경기고-속초상고
사실상의 결승전. LG에 1차 지명된 ‘3억원짜리 황금팔’ 이동현(경기고)과 ‘쌍두마차’ 조영훈 조형식(이상 속초상고)의 마운드 무게를 봤을 때 투수전이 점쳐졌지만 한치의 양보도 없는 타격전이 벌어졌다. 4회 초 속초상고가 7점을 뽑자 4회 말 경기고가 8득점으로 응수하는 등 5차례나 경기가 뒤집어졌다.
경기고는 10-12로 뒤진 7회 말 3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1, 3루에서 속초상고 포수 손승현의 2루 송구실책 때 3루주자 서동욱이 홈을 밟아 천금의 결승점을 뽑았다.
▽순천효천고-배명고
1회전에서 포철공고에 9회 2사 후 역전승을 일궈낸 효천고가 또 한번 ‘사고’를 쳤다.
7회까지 7-9로 리드당한 효천고는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8회 1사 후 연속안타로 찬스를 만든 뒤 2사 1, 3루에서 5번 이승철이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터뜨려 동점. 이어 6번 최현규와 7번 오태환이 연속안타로 뒤를 받쳐 순식간에 11-9로 역전시켰다. 이번엔 8회 2사 후 ‘뒤집기’였다.
▽광주일고-세광고
스코어 14-13이 말해주듯 치열한 타격전.
광주일고는 1홈런을 포함, 6타수 6안타 3타점을 때려낸 톱타자 김민철이 선봉이었고 세광고에선 5타수 5안타 1홈런을 뽑아낸 4번 강유삼이 타선을 주도했다. 세광고는 8-14에서 한꺼번에 5점을 뽑아 13-14까지 쫓아간 9회에 무사 1, 2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충암고-마산고
6회까지 6-0으로 마산고의 리드.
하지만 일찍 승부를 포기하지 않은 충암고는 5회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마산고 투수 김태구의 변화구를 바깥쪽으로 밀어 치는 전략이 주효. 5회부터 9회까지 연속득점으로 마산고를 무너뜨렸다.
<김상수·주성원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