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남아공-짐바브웨戰 응원과열 12명 압사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25분


'경찰의 과잉진압만 없었다면 무고한 인명 희생은 없었을텐데….'

10일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2002월드컵 아프리카지역 E조 예선 남아공과 짐바브웨전. 경찰의 성급한 최루탄 발사로 팬들이 스타디움 출구로 쇄도, 12명이 깔려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경기는 6일 남아공이 독일에 월드컵 유치권을 빼앗긴지 나흘만에 벌어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렸다. 이같은 관심때문인지 5만명이 넘은 팬들이 스탠드를 꽉 채웠다.

후반 39분. 1-0으로 앞서던 남아공이 추가골을 터뜨리자 이에 실망한 홈팬들이 야유를 보내며 병과 각종 쓰레기를 경기장안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이때까진 어느 경기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그저 '성숙치 못한 관중들의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관중들의 오물 투척에 경찰이 곧바로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경기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눈 코 입을 막고 출구로 몰려드는 관중들이 서로 엉켜 넘어졌고 막무가내로 그 위를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12명이 죽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것.

이날 경기는 최루탄이 터지자 선수들이 얼굴을 감싼채 그라운드로 쓰러져 10분을 남겨두고 중단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남아공의 2-0 승리를 공인했다.

한편 이날 라이베리아는 수도 몬로비아에서 열린 예선리그 B조 2차전에서 잉글랜드리그 아스날에서 뛰고있는 월드스타 조지 웨아와 크리스토퍼 레의 합작으로 강호 나이지리아를 2-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라이베리아는 1승1무로 조 선두를 기록.

A조의 카메룬도 앙골라를 3-0으로 꺾고 2연승,조선두에 나섰다. <양종구기자·하라레외신종합>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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