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감독은 '두산'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도망가면 쫓아오고 또 달아나면 쫓아오니 진저리가 날 만하다.
현대는 4월26일부터 드림리그 1위에 오른 뒤 84일간 단 한번도 선두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투타의 탄탄한 전력으로 승률 7할대에 가까운 '고공비행'을 계속했기 때문. 하지만 드림리그 2위인 두산은 끈질기게 현대를 추격했다.현대가 7연승하면 두산은 10연승하고…. 3, 4게임차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석달째 계속중이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 역시 이런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1회 현대가 2점을 먼저 내자 두산은 1회말 반격에서 1득점. 2회 현대 박진만이 2점 홈런을 치자 두산은 홍성흔이 4회 2점포로 응수했다. 5회 현대가 다시 6-3으로 달아나자마자 두산은 김동주의 3점홈런으로 동점.
9회 점수차가 11-7까지 벌어졌을 때 웬만한 팀이면 포기하련만 두산은 1점을 내고 1사 만루의 찬스까지 만들어 현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마라톤에서 강자는 절대 선두로 나서지 않는 법. 중반까진 선두를 바람막이로 활용하다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쫓기는 자' 현대는 '쫓는 자' 두산 때문에 불안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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