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아! 10승'…지긋지긋 '아홉수' 탈출

  • 입력 2000년 7월 21일 16시 42분


'도우미' 게리 셰필드
'도우미' 게리 셰필드
6회초까지 스코어는 1-3으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리드.

박찬호(27·LA다저스)는 이미 투구수가 114개에 달해 코칭스태프로부터 교체지시를 받은 상태였다.시즌 10승을 위한 6번째 도전마저 무산될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덕아웃에서 물통을 붙잡고 6회 맞은 2점홈런에 대해 자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이 6회말 다저스 공격에서 벌어졌다.선두 그루질라넥이 좌중간 안타로 물꼬를 트더니 셰필드도 볼넷으로 살아나가 무사 1,2루.

그동안 4번타자 구실을 제대로 못했던 션 그린은 볼카운트 2볼에서 3구째 가운데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역전 3점홈런을 뿜어냈다.졸지에 스코어는 4-3으로 다저스의 리드.멀어졌던 10승이 박찬호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긋지긋한 아홉수 에 빠졌던 박찬호가 천신만고 끝에 10승 고지를 밟았다.일본인 투수 요시이 마사토와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박찬호는 선발 6이닝 동안 볼넷 5개와 4안타로 3실점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한달여만에 1승을 추가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97년부터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따내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한 선발투수 자리를 굳혔고 4월5일 개막전에서 이라부 히데키(몬트리올 엑스포스)를 깬데 이어 일본인 투수와의 두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신경쇠약으로 병원신세를 진 다저스 존슨감독이 4게임 결장 끝에 덕아웃을 지킨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4회부터 계속 몰렸으나 변칙투구 를 이용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박찬호는 셋포지션에서 한번은 1초도 안돼 번개같이 공을 뿌리고 한번은 3,4초나 지난뒤에야 피칭을 해 상대 타자들의 배팅타이밍을 흔들어놓았다.4회 1실점한뒤 이어진 1사 2,3루와 5회 무사만루의 위기를 모두 이런 식의 투구템포 조절로 무사히 넘겼다.

6회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가면서 제구력이 흔들린 박찬호는 몸에 맞는 볼에 이어 6번 브렌트 메인에게 우월 2점홈런을 맞고 패전투수의 멍에를 쓸 뻔 했으나 동료 션 그린의 한방으로 행운의 승리를 얻었다.9회 2점을 추가한 다저스가 6-3으로 승리.

10승7패 평균자책 4.23이 된 박찬호는 26일 오전 10시 쿠어스 필드에서 다시 콜로라도 로키스와 맞선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박찬호 올시즌 10승 일지
승수일자상대팀투구 성적
14.5몬트리올 엑스포스 6이닝 6안타 3실점 3삼진
24.1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6이닝 3안타 3실점 4삼진
34.23신시내티 레즈 5이닝 1안타 1실점 5삼진
45.1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이닝 3안타 1실점 12삼진(최다탈삼진)
55.30뉴욕 메츠 7이닝 2안타 무실점 6삼진
66.4애너하임 에인절 5와3분의2이닝 8안타 3실점 7삼진
76.9휴스턴 애스트로스 7이닝 5안타 2실점 6삼진
86.1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9이닝 5안타 1실점 4삼진(완투승)
96.1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7이닝 7안타 3실점 9삼진
107.21콜로라도 로키스 6이닝 4안타 3실점 6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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