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60대는 돈내라고?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43분


“노인네를 이렇게 대접해도 되는 거야?”

여자프로농구 결승 1차전이 열린 25일 장충체육관 출입구. 흰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들의 항의가 끊이질 않았다. 사실 할아버지들의 ‘시위’는 플레이오프전이 있었던 20일과 21일에도 있었다.

지난달 5일 개막해 한달 20여일 동안 계속된 여자프로농구를 가장 환영한 사람들은 바로 할아버지들.

경기가 열리는 장충체육관과 지척에 있는 장충단공원에 평소 옹기종기 모여 시간을 보내던 할아버지들에게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체육관이야말로 최상의 피서지.

입장료가 4000원이지만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무료입장이 허용됐으니 이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시즌 내내 1000여명 안팎의 관중 중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인 연령층이 바로 이 무료입장한 할아버지들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여자농구연맹(WKBL)이 플레이오프 때부터 무료입장을 70세 이상으로 올렸다는 것.

정규리그 내내 공짜구경하던 60대 노인들의 항의는 바로 여기서 시작됐다.

결국 일부는 정규리그보다 1000원 더 오른 가격인 5000원짜리 입장권을 사서 여자농구를 관전했지만 대부분의 60대 노인들은 장충단공원으로 다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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