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절반의 성공.
신생팀 금호생명은 다른 팀보다 1명이 더 많은 3명의 용병이 뛰어 선수부족의 숨통을 텄다. 센터가 대부분인 중국용병이 코트에 나서자 어느팀도 과거처럼 일방적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경기의 긴장감이 더해져 감독들의 가슴은 숯덩이처럼 타들어갔지만 농구팬에겐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득을 본 팀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도 사실.
대표적으로 이득을 챙긴 팀은 신세계와 결승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건설과 4강에 오른 국민은행. 현대건설엔 88서울올림픽 때 주전으로 뛰었던 쉬춘메이가 들어와 기둥역할을 해냈다. 국민은행은 현 중국대표 센터 마청칭이 3월 무릎수술에도 불구하고 펄펄 날았다.
하지만 이 팀들도 쟝린(현대) 위잉(국민은행) 등 나머지 한명의 용병은 들러리였다.
량신이 활약한 한빛은행과 1라운드 MVP에 오른 천란을 보유한 금호생명도 ‘반쪽 성공’계열.
반면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생명은 2명의 용병 모두 국내선수의 식스맨 역할을 하는데 지나지 않아 ‘용병농사’를 망쳤다.
6개팀 중 용병이 팀내 최다득점한 경우는 한빛은행(량신)과 금호생명(천란) 단 2개팀. 공교롭게도 이들은 정규리그 5위와 6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용병활약이 팀 성적과 비례하지 못한 것.
그것은 중국농구연맹이 당초 약속과 달리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호선수로 묶어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한국코트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패턴플레이가 많은 여자농구 특성상 용병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던 것도 문제. 감독으로서는 의사소통도 잘 안되는데다가 중요한 시기에 믿고 맡기기에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경기를 치를수록 국내선수로만 게임을 끌고 나가는 팀이 늘어났다.
일부에선 ‘절반이하의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삼성의 주부선수 왕푸잉은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전술을 메모하는 데 더 열심이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팀에 우리의 안방을 모두 내줬다는 것.
당초 내년 겨울리그에 용병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지만 내년에도 용병을 쓰자는 주장이 일부팀에서 나오고 있다. 만일 쓴다면 절반이상의 성공이 될 수 있게 시선을 전세계로 넓혀야할 것 같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