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탁구단과 모란봉 탁구단의 친선 경기로 벌어진 이 대회는 평양체육관에 전광판을 설치, 기증한 삼성전자가 전광판 점등식과 함께 가진 행사. 남북 평양 정상회담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 체육교류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내년 오사카 세계 탁구선수권 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
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단일팀 멤버 중 이날 삼성생명에서는 여자 선수 박해정이 출전했고, 모란봉 탁구단에서는 남자 선수 김성희가 경기에 나섰다. 91년 대회에서 대표단의 막내로 단일팀에 출전했던 박해정은 9년 뒤 삼성생명의 맏언니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주전 선수들이 대표팀 차출로 빠진 삼성생명과 김성희, 김현희 등 북한의 대표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모란봉 탁구단간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북쪽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1만2000여 관중의 열렬한 환호속에 벌어진 경기는 승부를 떠나 ‘축제의 한마당’으로 이어졌다. 남녀 단식과 복식에 이어 열린 혼합복식 경기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섞여 ‘통일’과 ‘자주’로 팀을 이뤄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혼합복식을 제외한 ‘남북 대결’은 모두 모란봉 탁구단의 승리. 남자 단식에서는 김성희가 북한의 간판 스타다운 기량을 발휘하며 삼성생명 서동철을 2―0으로 가볍게 눌렀고, 여자 단식에서도 ‘북한 최강’인 김현희가 박해정을 2―0으로 따돌렸다. 남녀 복식도 각각 2―0으로 모란봉 탁구단이 가져갔다.
혼합복식에서는 삼성생명의 장정연(여)과 모란봉의 오수영(남)이 짝을 이룬 ‘통일’팀이 모란봉 장경희(여), 삼성생명 김건환(남)이 한 조가 된 ‘자주’팀을 2―1로 이겼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