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스미스의 표정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쫓겨날 뻔한 위기’를 넘긴 선수답지 않게 밝았다. 그는 싱글싱글 웃으며 “첫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은 개의치 않는다. 야구는 그저 야구일 뿐”이라며 100㎏이 넘는 체격만큼이나 넉넉한 여유를 보였다. 이어 스미스는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나는 그 공을 치려고 노력하는 것에는 달라진 점이 없다”고 한마디했다.
물론 스미스가 자신의 말처럼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지 아니면 ‘한풀이 속내’를 타석에서 드러낸 것인지는 모르는 일. 하지만 요즘 숙소인 호텔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스미스에게는 분명히 분발해야할 이유가 있다. 2, 3주 후면 미국에 머물고있는 아내와 4개월 된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 아내와 아들에게 마이너리그 시절과 같은 ‘떠돌이’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스미스의 심정일 터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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