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핵잠수함' 마이너리그로 '잠수'자청

  • 입력 2000년 7월 31일 18시 36분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마이너리그로 ‘잠수’했다.

벅 쇼월터 감독과 마크 코너 투수코치는 3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김병현에게 트리플A 투산 사이더와인더스행을 통보했다.

지난해 3월29일 미국 땅을 밟은 뒤 4월에 더블A, 5월에 트리플A에서 뛰다가 5월28일 메이저리거로 승격된 그로선 429일만의 마이너리그행. 지난해 7월28일에는 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메이저리거의 신분은 유지했었다.

김병현의 2군행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슬럼프가 장기화될 것을 걱정해 본인이 자청한 결과”라는 게 에이전트인 전영재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병현은 지난달 14일 오른 손목의 물혹을 제거한 뒤 투구폼이 흐트러진데다 계속된 등판에 따른 체력저하로 투구감각을 잃어 최근 7경기에서 14개의 4사구를 내주는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려왔다. 그가 ‘닥터K’의 위용을 떨쳤던 이전 18경기에서 2개의 볼넷만을 내준 것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

김병현은 1일 감독과 면담후 2일부터 투산에 합류할 예정. 3일이나 4일 오클랜드 산하 새크라멘토 리버캣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0개 정도의 공을 던지게 된다.

김병현은 “마이너행 통보를 받고 현재 투구폼을 비디오로 분석해봤다. 문제는 들쭉날쭉하는 투구감각이다. 선발로 뛸 마이너리그서 투구수를 늘리다 보면 감각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빠른 시일안에 빅리그에 복귀하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한편 애리조나는 김병현 대신 트리플A의 마무리 투수 조니 러핀을 불러 올렸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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