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숙코치(27)에 대해 처음 듣는 사람은 ‘뜨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박코치야말로 국내 유일의 여자축구 지도자이기 때문. 낮에는 한나라당 용산 지구당 사무실에서 일하는 전문직 여성이지만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축구꿈나무를 육성하는 어엿한 축구지도자다.
94년 김진국어린이축구교실 창단 때부터 코치를 해오고 있는 그는 처음에는 자녀들을 맡긴 부모들로부터 “여자에게서 뭘 배우겠느냐”는 핀잔도 들었지만 6년이 지난 지금은 훌륭한 축구재목들을 키워낸 실력있는 지도자로 평판이 자자하다.
그가 길러낸 선수들 중에는 중고축구에서 활약중인 노태주(중대부고),김보훈 이정윤 김세훈(목동중),이성재 홍순학(경신고) 등이 있다.
박코치가 이처럼 당초의 우려(?)를 딛고 지도자로서 실력을 인정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데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읽기 때문이다.
박코치는 강릉 강일여고여자축구팀에서 선수로 뛰었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재학중에도 서울시생활체육축구팀에서 활약했던 선수 출신.고교 때 포지션은 스위퍼였지만 생활체육팀에서 뛸 때에는 최전방 공격수를 해 전 포지션을 고루 뛰어본 경험이 있다.
여기에 책과 통신을 통해 축구이론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고 축구협회 연수에는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으며 현역시절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던 김진국감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코치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
“초등학교 어린선수들은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저같은 여자코치가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학을 맞아 앞으로 프로선수로 키울 유망주를 교육하는 ‘선수반’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는 박코치는 “내손으로 직접 국가대표선수를 키우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혼인 박코치는 “결혼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따라서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해주고 축구를 좋아하는 건강한 남자가 이상적인 배우자감”이라며 활짝 웃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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