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너희도 있을 때 잘해＂

삼성은 지난 98년 호세 파라와 베이커 2명의 용병 투수를 영입했다. 입단전만 해도 파라는 베이커와 비교도 안될 만큼 VIP 대접을 받았다.

파라는 트라이 아웃을 통해 삼성에 지명됐지만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향인 도미니카로 잠적해 버렸다.

삼성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직원 한명을 도미니카로 보내 파라 설득작전에 나섰다. 결국 20만불에 가까운 연봉을 지급하고 집과 승용차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 삼성 유니폼을 입혔다.

그런데 이게 웬일.

기대하지 않았던 베이커는 한국야구에 빨리 적응, 시즌 중반부터 삼성의 기둥투수로 자리잡았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던 파라는 볼은 빨랐지만 들쭉날쭉한 컨트롤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베이커는 그해 15승을 따냈고 파라는 겨우 7승을 올렸을 뿐이었다. 당연히 시즌 중반 파라의 방출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파라의 귀에도 들어갔다. 삼성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파라는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구단에 머리를 숙였다.

약혼녀와 결혼도 대구에서 하기로 하고 청첩장도 한글로 만들어 선수및 구단 직원에서 돌렸다. 그리고 훈련때는 앞장서 볼을 줍는 등 갖가지 애교를 다 떨었다.

하지만 결국 삼성은 파라를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팔았다.

지난해말 일본 생활을 마무리 하고 현재 미국에 있는 파라는 "한국에 다시 갈 길이 없냐"고 수소문하고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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