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류환경학과 3학년 유리아씨(21).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인도네시아에 건너가 10년 넘게 자카르타와 수라바야 등지에서 살았다. ‘리아’라는 독특한 이름도 인도네시아어로 ‘성스럽다’라는 뜻.
열대 기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바닷가를 자주 찾았다. 그때 처음 접한게 바로 스킨 다이빙. 마스크와 오리발, 스노클을 이용하여 얕은 수심의 바닷 속 여행을 즐겼다.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산호초와 열대어 등을 보면 별천지에라도 간듯 했다. “만화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았어요.”
고교 졸업 후 대학진학을 위해 다시 한국에 온 그는 올 6월 새롭게 스쿠버 다이빙에 뛰어들었다. 스킨 다이빙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인터넷 홈페이지 ‘네티앙’의 스쿠버 다이빙 동호회인 ‘솔피’에 가입한 것.
1주일에 한번 4∼5시간씩 서울 잠실수영장 5m다이빙 풀에서 열리는 동호회 모임에서 기초 잠수기술을 익혔다. 실기와 함께 이론 교육도 꼬박꼬박 받았다. 수영에는 워낙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진도도 빨리 나갔다.
다만 1m70, 56㎏의 갸날픈 체구에 묵직한 산소탱크를 짊어지고 2㎏짜리 납덩어리를 6개나 허리에 달고 다니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온몸에 퍼렇게 멍도 들고 여기저기 쑤셨지만 견뎌냈다.
지난 주말에는 속초에서 처음으로 바닷 속에 뛰어들었다. 실수로 짠물도 배부를 정도로 먹었고 마스크에 물이 차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흐린 날씨 탓에 깜깜한 10m 수심 속에서 공포심이 일기도 했지만 이내 수중 세계의 묘미를 만끽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봤던 해초, 물고기와는 전혀 달라 신기하기도 했다. 여름 방학을 이용해 앞으로도 몇차례 바다 잠수를 더 할 계획이다.
또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일단 초보 다이버에게 주어지는 오픈워터 자격증을 딸 생각. 겨울방학 때는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돌아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자랑하고 싶단다.
전세계의 유명한 바닷 속을 두루 돌아보고 싶다는 유리아씨는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이야 말로 최고의 스포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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