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3차 총회에서 일본축구협회(JFA)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전달한 항의서한을 통해 “3일 FIFA 집행위원회에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도록 한 결정은 일본과는 사전협의 없이 내려진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식적인 거부입장을 밝힌 것.
일본은 오카노 순이치로 JFA 회장 명의로 된 이 서한에서 “FIFA의 제안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것으로 일본축구협회의 독립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일본은 이미 3월에 2001년 대회 대신 2005년 대회를 유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FIFA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2001년 대회 공동 개최국으로 발표해 놀랐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이 내세운 표면적인 개최 거부 이유는 FIFA가 일본과 한마디 상의 없이 개최지를 결정한 절차상의 문제. 여기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유럽이 한창 리그 중일 때 열려 스타급 선수들이 출전을 꺼리는 등 대회의 수준은 물론 대회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것도 거부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결정에 대한 일본의 민감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나 2002월드컵을 조화롭게 치르기 위한 것이 최대의 목표”라고 말해 일본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일본이 끝내 개최를 거부할 경우 한국이 단독으로 개최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상호기자·취리히¤¤>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