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파른 협곡아래로 '씽씽'…뉴질랜드는 '스키천국'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35분


퀸스타운(Queenstown) 밤하늘에 초승달이 뜨면 와카티푸 호수의 오리는 한밤에도 자맥질을 한다. 호수에 비친 달 때문일까. 한겨울밤 호숫가를 밤하늘 별무리처럼 예쁜 불빛으로 장식하는 퀸스타운. 동화 속 마을처럼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퀸스타운의 아침은 적막한 밤과 달리 부산하기만 하다. 마을의 동편과 북편을 막아선 더 리마커블스와 코로넷픽 산 밑인지라 오전 9시나 돼야 햇빛이 들어 아침이 늘 늦게 시작되는 이곳. 그렇지만 한겨울에는 아침 7시부터 사방팔방으로 둘러싼 설산의 스키장으로 가려는 스키어와 스노보더, 이들을 태우기 위해 각 호텔을 도는 셔틀버스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마을은 활기가 넘친다.

남반구의 뉴질랜드와 호주는 지금 한겨울. 두 나라는 칠레 아르헨티나와 함께 북반구 스키어가 한여름을 피해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퀸스타운은 남반구의 스키타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 키위(Kiwi·뉴질랜드 인의 애칭)는 물론 오지(Aussie·호주인의 애칭)마저도 호주의 스키장 대신 이곳을 찾을 정도.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좋은 설질,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또 남섬 서던레이크스(Southern Lakes) 지역에 포진한 알파인스키장 4곳(표 참조)을 셔틀버스로 오갈 수 있는 서던레이크스 지역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각스키장은코로넷픽, 더 리마커블스, 카드로나 그리고 트레블콘(퀸스타운에서 가까운 순)은 퀸스타운에서 버스로 편도 20분∼2시간 거리에 있다. 경사가 가장 가파른 곳은 코로넷픽, 표고차와 면적이 가장 큰 곳은 트레블콘, 중급자가 타기 가장 좋은 곳은 카드로나 스키장이다. 더 리마커블스는 완만한 경사에 넓은 트레일이 특징.

처음 서던레이크스의 스키장을 찾은 한국스키어는 실망한다. 눈은 산의 상단부에만 쌓이고 나머지 5분의 4인 산악은 덤불만 무성하기 때문. 스키마을이 스키베이스 근처에 있지 않아 버스로 오가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것이 뉴질랜드 스키잉의 매력. 빙하에 의해 빚어진 남섬 스키장의 산은 바위 그 자체라 할 만하다. 나무가 없다 보니 눈만 쌓이면 온 전체가 슬로프로 변하는데 이것이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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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설선(눈이 녹지 않고 쌓이는 고도) 위의 스키장까지는 셔틀버스로 가파른 산기슭을 깎아 만든 등반도로(비포장)로 오르는데 아슬아슬한 낭떠러지 위에서 고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이국적인 주변 풍경을 보는 것도 뉴질랜드 스키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뉴질랜드 스키의 최고 매력은 다양한 슬로프와 아름다운 주변 풍경. 경사도가 커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는 코로넷픽은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는 물론 푸른 초원에서 양떼가 풀을 뜯는 모습, 더 리마커블스산을 보면서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이다. 와나카 호수를 내려다보면서 다운힐하는 트레블콘은 지구상에서 스키장 주변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카드로나에서는 와카티푸 호수(퀸스타운)와 와나카 호수(와나카)가 동시에 보인다. 카드로나는 중급자용 슬로프가 많고 키트레일도 넓어 자유롭게 카빙턴을 구사하기 좋은 곳이다. 경사가 심하고 트레일도 길며 모굴 코스가 있는 트레블콘은 상급스키어가 즐기기에 좋은 곳.오프피스트(다지지 않은 눈밭)도 많아 파우더스킹을 즐길 수 있다. 서던레이크스 지역에서는 해리스마운틴 등지에서 헬리스키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5회 다운힐에 800∼1000달러(뉴질랜드달러화). 뉴질랜드 스키시즌은 6월 중순∼9월 중순이다.

▼뉴질랜드 퀸스타운▼

세계 레저스포츠의 수도를 든다면?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일 수 있다. 1만2000년전 마지막 빙하기에 빚어진 피요르드해안과 빙하호, 그리고 험한 준봉들 가운데 자리잡은 이 작은 호반도시. 뉴질랜드가 내세우는 ‘순수한 자연(Pure)’이라는 슬로건의 대명사 같은 이 곳은 또한 번지점프와 제트보트의 고향이기도 하다. 연중 피요르드해안 관광, 협곡트레킹과 래프팅,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한겨울(우리의 한여름)이면 ‘스키천국’이 되는 퀸스타운을 두차례에 걸쳐 안내한다.

▼7박8일 디럭스패키지 215만원▼

▽스키패키지〓스키전문 박경숙여행사는 퀸스타운에서 5박6일간 머물며 4일간 자유스키를 즐기는 뉴질랜드 스키패키지를 개발, 판매중이다. 퀸스타운 최고인 생모리츠호텔 숙박에 4일간 리프트패스와 스키셔틀패스, 조석식 제공 등 일체의 비용이 포함된 디럭스패키지(총 7박8일) 가격은 215만원. 숙소등급을 낮추거나 항공료가 싼 항공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문의 02―3785―0127

〈글·사진〓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서던레이크스지역 스키장 정보

코로넷픽

더 리마커블스

카드로나

트레블콘

거리(㎞)

17

28

57

시간(분)

25

45

65

90

면적(㏊)

420

357

320

550

고도

(m)

최고

1649

1935

2059

1860

최저

1229

1578

1669

1200

차이

420

357

390

660

슬로프(%)

상급

20

30

25

15

중급

45

40

55

45

초급

35

30

20

40

특징

야간스키(금 토)

10세이하 무료

카빙턴 즐기기 좋음

면적, 고도차 남섬 최대

최고

홈페이지

www.nzski.com

없 음

www.treblecone.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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