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위재영-진필중 '마운드 119' 누가 최고냐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45분


올시즌 최고의 ‘소방수’는 과연 누굴까.

지난해 프로야구 구원왕 진필중(28·두산)과 마무리 새내기 위재영(28·현대)의 ‘쫓고 쫓기는’ 구원대결이 팬을 즐겁게 하고 있다.

<표> 진필중-위재영 월별 성적

지난 시즌에도 구원부분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진필중(52sp)과 삼성 ‘애니콜’임창용(51sp)의 숨막히는 경쟁으로 주목받았다.

8일 현재 진필중이 34세이브포인트(sp)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위재영이 8일 SK전에서 세이브를 추가, 33sp를 기록해 진필중에 단 1sp차로 따라붙었다. 6월까지만 해도 진필중이 2년연속 구원왕 등극을 예약하는 줄 알았다. 진필중이 15경기 연속 구원에 성공하면서 30sp를 기록한 반면 위재영은 불과 23sp로 7sp나 뒤져있었다.

그러나 7월부터 위재영이 마른풀에 불이 번지듯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진필중의 목전까지 따라왔다.

진필중이 7월에 3sp를 추가하는데 그친 반면 위재영은 무려 9세이브를 올리며 고개를 처들었다. 진필중의 레이스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팀 두산의 하향세 때문에 등판기회를 좀처럼 잡을 수 없었기 때문. 진필중은 7월 팀이 치른 18경기에서 고작 5경기에 등판했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아 3차례나 경기가 연기됐다. 8월 들어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아 3일 SK전에서 무려 19일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위재영 약진의 발판은 반대로 현대가 줄곧 드림리그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 큰 점수차로 이기는 경우가 많아 등판기회를 얻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근소한 점수차로 리드할 때면 언제든지 자신있게 나서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다.

위재영이 10연속 구원에 성공하며 한여름에 살아난 데는 볼 스피드가 살아난 것도 한몫했다. 빠른 볼보다는 제구력 위주의 투구로 상대타자를 요리하던 위재영은 최근 시속 147㎞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타자 바깥쪽으로 낮게 꽂아 넣어 삼진을 잡아낸다.

올시즌 처음 마무리로 돌아선 위재영은 아직도 “기회만 되면 마무리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한다. 선발투수 때와는 심리적 압박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

동기생 위재영보다 한시즌 빠른 지난시즌 마무리로 보직변경해서 구원왕에 오른 진필중도 “마무리가 싫기는 마찬가지”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렇지만 둘은 마무리를 맡고 있는 한 질 수는 없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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