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올림픽팀 송종국 뜬다…허정무사단 새 비밀병기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7분


“성격은 썰렁해도 실력은 대단합니다.”

올림픽축구대표팀 오른쪽 윙백 박진섭(23·상무)은 태릉선수촌내 룸메이트인 송종국(21·연세대 4년)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볼을 예쁘게 차고 패스도 정확해요. 공격에서 수비까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죠.”

박진섭이 이처럼 송종국을 추켜세우는 것은 남다른 인연 때문. 둘은 배재중고 1년 선후배 사이로 5년이나 한솥밥을 먹었다.

대학땐 각각 라이벌 연고대로 갈라졌지만 중고교땐 박진섭이 센터포워드, 송종국이 미드필더로 ‘배재 전성기’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둘이 주축이 돼 94년 대통령배 고교축구대회 우승컵을 차지한 것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사실 송종국은 올림픽팀내에서 박진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중고교는 물론 대학, 청소년대표팀에서 줄곧 박진섭이 현재 맡고 있는 윙백으로 활약한데다 판단력이나 센스는 박진섭에 다소 못미치지만 순발력과 순간 파워는 오히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8아시아청소년선수권때는 오른쪽 윙백으로 나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달 한중전때도 후반 교체 투입돼 강력한 슈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송종국은 그간 뛰어난 기량에 비해 운이 없는 편이었다. 늘 허감독의 주목을 받아 왔으나 올림픽팀 소집 직전에 다리 발목 등을 돌아가며 다쳤다. 올해도 아시안컵예선 직전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10일 미사리에서 가진 슈팅 연습때도 절정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칭찬을 독차지했다.

오른쪽 윙백은 선배 박진섭의 수성이 워낙에 견고해 수비형 미드필더와 사이드 어태커로서의 투입이 유망하지만 어느쪽이든 박진섭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들 콤비가 한국 올림픽팀의 새로운 ‘비밀 병기’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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