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비만오면 '승천하는' 안정환

  • 입력 2000년 8월 22일 13시 34분


천년 묵은 이무기가 비가 오는 날, 하늘로 승천한다는 전설의 고향같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로 이적해 2000~2001이탈리아 리그를 기다리고 있는 안정환이 꼭 그런 선수다. 비가 오면 미친다고나 할까.

안정환은 이탈이아로 건너가 그동안 페루자 훈련캠프에 합류한 뒤 일곱 차례의 경기를 치렀다. 안정환이 7게임 가운데 공격포인트(골 또는 도움)를 기록한 경기는 4차례.

이 가운데 8월18일 1골에,2개의 페널티킥을 유도해낸 세리에C(3부리그) 크레소도와의 경기를 빼고는,모두 비가 온 날에 치른 게임이었다.

안정환이 비가 오면 골을 폭발시키는 ‘비의 사나이’라는 것은 이미 지난해 입증이 됐다.

그가 프로데뷔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99년 6월23일 속초에서 가진 대전과의 경기.

이날 전국적으로 내린 장대비로 3경기가 취소되는 가운데 펼쳐진 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넣어 패배직전의 팀을 3-2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또 99년 8월20일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전반 3-1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하프타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힘을 내기 시작.

전우근 마니치의 골로 동점을 만든 뒤 결국 안정환은 후반39분 대역전극을 이끈 결승골을 작렬.

안정환과 비 얘기를 하다보니,비와 골의 연관성이 깊은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비가 오면 해트트릭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

지난해 안정환에 이어 시즌 2호 해트트릭을 작성한 이성재는 99년 7월28일 전북현대전에서 폭우속에서 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도 시즌 2호 해트트릭은 안양LG의 왕정현이 8월19일 비가 흩뿌리는 속에서 작성했다.

비가 오면 그라운드로 가자. 언제 해트트릭이 터질지 모르는 일이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힘차게 함성이라도 질러보자. 골과 함께 스트레스가 달아날 것이다.

그러나 절대 감기조심!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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