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꼴찌도 즐겁더라＂

“선수들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성적에 관계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진행에 가장 놀랐습니다.”

18일부터 22일까지 일본 시미즈시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기념 한일소년축구대회’(동아일보 아사히신문사 공동사업)에 서울 연촌초등교와 창원 상남초등교를 이끌고 부단장으로 참가한 박태순 한국초등학교축구연맹 관리이사(45)는 “이번 대회를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이사의 노트 한 권은 대회 첫날부터 기록한 메모들로 가득 찼다.

그 중에서도 박이사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참가 선수들의 태도. 모든 팀이 대회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를 갖도록 한 경기방식도 있지만 일찌감치 연패를 거듭하며 최하위그룹으로 밀려난 팀의 선수들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일본 축구의 힘”임을 실감했다는 것. 초등학교 단계부터 지나친 형식과 전술에 얽매이는 한국과는 달리 선수 스스로 생각하게 하며 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배려하는 지도자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박이사는 “일본 지도자나 대회 관계자들이 진심으로 선수들을 보호해 준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한국에 돌아가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을 국내 초등학교 축구발전을 위해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시미즈〓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