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꽃은 기록경기. 팬들은 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레이스의 명승부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18세 홍안의 소년 김동성은 결승선 앞에서 오른쪽 다리를 쭉 뻗어 앞서 달리던 중국의 리자준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맨눈으로 봐선 누가 이겼는지 도저히 알기 힘든 상황. 사진판독 결과 김동성의 스케이트 날이 0.053초차로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에선 더욱 발전된 최첨단 테크놀로지 계측방법이 도입돼 눈길을 끈다.
지난 한 세기 대부분의 올림픽에서 공식 계측업체로 기술을 축적해온 ‘스워치 그룹’이 야심 차게 내놓은 신기술은 4가지.
▽디지털 포토피니시 카메라
0.001초를 다투는 결승선에서 기록계측은 사진판독이 유일한 방법. 종전의 필름 사진기가 디지털로 대체됐다. 디지털 사진기는 촬영과 동시에 올림픽경기장의 대형 스크린과 인터넷, TV 네트워크로 고화질 컬러사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장점.
▽해상용 블랙박스
모든 요트에 위성신호를 주고받는 블랙박스를 탑재, 1m 오차 범위 안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대형 컴퓨터는 요트의 모습을 가상 이미지로 만들어 TV로 생중계.
▽보행자 칩
마라톤 경보 트라이애슬론 도로사이클에 참가하는 선수에게 지급된다. 5g에 불과한 이 칩은 5㎞ 간격으로 위치한 안테나에 의해 추적돼 선수가 지나가는 시점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승마
이제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선 각 장애물에서 발생하는 벌점을 심사할 필요가 없게 됐다. 벌점이 생기는 즉시 제어실로 기록이 들어오기 때문.
▽기타
수영에서 출발신호를 알리는 총의 위치에 따라 선수간에 총성이 들리는 차이가 100분의 2초 정도 되기 때문에 레인마다 스피커를 따로 설치했다. 사이클에선 트랙 곳곳에 테이프 스위치를 설치해 선수의 구간기록까지 상세하게 측정된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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