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분이 좋고 믿어지지 않는다. 내 생애 최고의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세계랭킹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승패를 떠나 별 부담 없이 뛰었다.
-컨디션은 어땠나.
해외 투어에서 7주 연속 출전하고 있지만 체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 대회 직전에 출전한 브롱크스 대회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인이라면….
왼손잡이인 스퀼라리의 약점인 백핸드를 집중 공략했던 게 주효했다. 서브 방향도 의도적으로 그가 백핸드로 리시브하도록 목적타를 날렸다. 스퀼라리는 클레이 코트 전문이어서 하드코트에서는 에러가 잦아 의외로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다. 서브 앤드 발리보다는 베이스라인 플레이로 상대 범실을 유도했으며 중요할 때 패싱샷도 잘 먹혀 들어갔다.
-고비는 언제였나.
1세트 타이 브레이크 끝에 첫판을 따낸 게 컸다. 2세트 2-5까지 뒤졌을 때는 한 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서 승부를 걸려고 했다. 다행히 2세트에서 역전승한 뒤 3세트 스퀼라리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3회전 각오는….
앞으로 맞붙게 된 슈틀러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는 게 없다. 2회전에서 꺾은 스퀼라리보다는 랭킹이 떨어지지만 100위 안에 들어있는 선수들은 기량이 백지 한 장 차이로 엇비슷하다.솔직히 내게 힘든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플레이만 제대로 펼친다면 얼마든지 해볼 만 하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