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北선수 만나면 뭐든지 잘해줘라"

  • 입력 2000년 9월 1일 23시 40분


“인공기를 흔드는 것 외엔 북한선수단에 뭐든지 잘해줘라.”

“만날 때는 먼저 인사를 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라”

“선물은 되도록 많이 주고 또 주는 대로 받아라”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에 특별 당부(?)가 내려졌다. 1일 태릉선수촌 선수회관에서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및 임원을 대상으로 열린 오리엔테이션.

올림픽 참가 유의사항과 현지적응방법,음식물 섭취 주의사항 등이 세세히 소개된 이날 오리엔테이션의 ‘백미’는 단연 ‘북한선수단 접촉요령’. 강사로 나선 김봉섭 한국선수단 부단장(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별도의 유인물을 나눠주며 신신당부했다.

이날 북한선수단 접촉과 관련한 오리엔테이션의 내용은 과거 ‘웬만하면 북한선수단과 함께하는 자리를 피하라’던 주문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 물론 ‘김정일위원장을 호칭을 빼고 부르지 말라’는 주의사항은 기본으로 들어있다. 선물은 어떻게 해야할까. 돈이나 고가품이 아닌 셔츠나 기념배지,생활용품 등은 자유롭게 주고 받아도 된다는 것.단 영문표시가 있는 것은 어차피 가져갈 수 없으므로 금물.

또 북한선수들이 주는 선물 중에서도 이적표현물 등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상관없다는 내용이었다.

한 선수는 “과거 북한 선수를 괜히 누가 보고 듣는 것 같아 주춤했다”며 “세상이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마디.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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