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동안 뜨겁게 진행된 제18회 카누전국선수권대회가 끝나고 적막감이 감도는 경기장에 단 두 명의 선수가 출발선에 섰다. 카약 1인승(K―1) 경기. 두 선수는 3명의 연맹관계자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력을 다해 500m 레이스를 펼쳤다. 앞서 들어온 선수는 남성호(대전 동구청).그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 ‘초미니 경주’가 바로 시드니올림픽 최종선발전.
당초 카누는 시드니올림픽 출전종목이 아니었다.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지난달 31일 국제연맹은 한국에 K―1 와일드 카드 1장을 갑자기 배정했다. 단 당일에 참가선수를 알려달라는 조건.
체육회는 국제연맹에 사정해 하루의 여유를 얻어낸 뒤 지방에 있던 랭킹 1위 남성호를 비롯해 2명의 선수를 부랴부랴 불러 선발전을 치렀다.
이로써 시드니올림픽 한국선수단은 한 종목이 늘어 24개 종목 398명이 됐다.
그러나 선발전만으로 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미 23개 종목을 기준으로 모든 준비를 끝낸 체육회 실무진들은 1종목을 더 참가시키기 위한 여러 절차를 다시 1일 밤늦게까지 밟아야 했다. 그러나 올림픽 참가라는 소중한 기회를 늘렸다는 생각에 모두 밝은 얼굴이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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