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오경 강초현은 대전 유성구 외삼동 집으로 국제전화를 걸어 어머니 김양화씨(40)와 통화했다. 어머니가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자 초현이는 “엄마 울지마. 다음에는 더 잘할게”라며 울먹였다.
“무슨 소리냐. 나는 은메달까지 기대하지도 않았어. 오늘 너무 잘한 거야. 상심하지 마라.”
딸은 어머니를, 어머니는 딸을 위로했다. 김씨는 딸이 은메달에 그쳐 혹시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되자 애써 냉정을 되찾았다.
김씨는 “물론 마지막 한 발을 더 잘 쏘아 금메달을 땄다면 더 좋았겠지만 초현이가 어린 나이에 그렇게 큰 무대에 나가 은메달을 딴 것은 금메달이나 다름없다”며 대견해했다.
한편 이날 이른 아침부터 초현이의 집에는 친지들과 이웃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한마음으로 마음을 졸이며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초현이의 한발 한발을 지켜봤다.
사촌 오빠 강문수씨(47·충남 공주시 옥룡동)는 “초현이는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를 못쓰게 된 아버지를 업고 다녔을 만큼 동네에서 소문난 효녀”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또 마을 주민들은 “초현이가 아버지의 적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밝은 얼굴을 잃지 않았다”고 한결같이 칭찬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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