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일본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을까. 그것은 인기 종목 축구가 개막 직전 강호 남아공에게 2―1로 역전승한 것과 일본의 자존심인 여자유도 48㎏의 다무라 료코가 금메달을 딴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 일본선수단은 대회 첫날성적이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고 총력을 다했다는 후문이다.일본은 초반 상승세에 따라 ‘메달 러시’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로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웠다. 효도종목인 양궁과 배드민턴 등에서 순항하고 있으며 ‘다크호스’의 선전까지 이어지고 있어 메달 전선에 이상이 없을 전망. 게다가 한국은 남녀 배구 하키 핸드볼 등 9개 구기 종목에 출전, 일본(3개) 중국(2개)을 압도했다. 한국은 ‘아시아 구기종목맹주’라는 얘기까지 나올 만 하다.
반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금 16, 은 22, 동 12개로 세계 4위에 오른 중국은 17일 여자공기권총에서 첫 금을 신고하며 본격 메달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아시아 맹주를 굳게 지키려는 중국은 수영 역도 유망주들이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테스트 양성반응 등 추문에 휩싸여 벌써부터 빛 바랜 스포츠 강국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시드니 시민들의 기막힌 상술
16일 오후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록스.
거리를 순찰하던 우람한 체격의 경찰 두 명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다가가 “당신을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행인에게 이들은 “쇼핑하러 왔느냐”고 묻더니 “그렇다”고 대답하는 행인을 인근 벼룩시장으로 안내한다. 알고보니 이들은 주말마다 열리는 록스의 한 벼룩시장 상인들이 고용한 홍보맨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시드니에 이처럼 기상천외한 상술(商術)들이 동원되고 있다.
호주국민들은 천연자원이나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먹을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돈이나 출세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숙박비가 10배 이상 오르고 택시요금까지 인상되는 것을 보면 올림픽으로 한 몫 잡아보겠다는 시드니 시민들이 적지 않은 듯 하다.
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호텔 모텔 등 숙박시설이 동이 나자 자기 집을 비싼 값에 임대해주는 시민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임대료 수준은 방 1개짜리 아파트의 경우 1주일에 3000호주달러(약 183만원). 이는 평소 300∼350달러에 비해 10배 가까이 오른 것.
도심에서 10분거리인 체스우드에 사는 30대 중반의 직장인 매들린은 20여평의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외국 방문객에게 2주동안 7000달러를 받고 빌려주었다. 매들린은 혼잡한 시드니가 싫다며 직장에서 3주간의 휴가를 받아 지방여행을 떠났다.
시드니의 택시회사들은 지난주부터 택시요금도 일제히 10%씩 인상했다.
호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암표상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신문 광고란에는 매진된 각종 경기 티켓을 원하는 만큼 구해줄 수 있다는 암표상들의 광고가 가득 실려 있다. 한 일간지 광고면에는 ‘수영 유도 핸드볼 탁구 입장권 판매’ ‘트라이애슬론 테니스 결승 티겟 있음’ ‘개막식과 폐막식을 포함해 모든 티켓 판매’ 등의 문구와 전화번호가 가득 실려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는 돈을 벌 목적으로 올림픽 경기 티켓을 사고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적발시 2200호주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것은 물론 티켓을 모두 압수하는 등 강력한 대응책을 펴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입장권 판매 상승세
올림픽 열기가 고조되면서 입장권 판매도 기록적인 상승세.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는 17일 모든 종목의 입장권의 예매율이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까지 84%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매율은 역대 최고기록인 82.3%(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를 상회하는 기록. 그러나 SOCOG는 아직도 100여만장의 입장권이 판매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마란치 IOC위원장 부인 사망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의 부인 마리아 테레사 살리삭스 로웨여사(68·사진)가 17일 사망. 암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마리아 테레사 여사는 사마란치 위원장이 시드니에서 급히 귀국하던 중 아들 후안 안토니아와 딸 마리아 테레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한편 테레사 여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시드니에 모여 있는 IOC수뇌부와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 고위관계자들은 사마란치 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하고 사마란치 위원장의 직무대행 문제를 논의.
[신치영·김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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