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올림픽 수영 르완다판 '쿨 러닝'

  • 입력 2000년 9월 17일 19시 04분


몇 해전 미국 디즈니사에서 만든 ‘쿨 러닝(cool running)’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일년 내내 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중미의 섬나라 자메이카에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사실은 ‘올림픽 정신’에 따라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선수들은 바퀴를 단 깡통 봅슬레이에 타고 언덕을 질주하며 훈련을 거듭한 뒤 올림픽에 나선다.

하계 올림픽인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에게 지지 않을 만한 선수들이 있다. 르완다의 수영 대표인 파멜라 그림바바지(여자 평영 100m)와 샘슨 느다이시미예(남자 자유형 50m)가 그 주인공들. 아프리카의 빈국인 르완다에는 올림픽 규정에 맞는 50m 수영장이 한 개도 마련돼 있지 않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림픽에 출전한 이들은 이번 시드니 올림픽이 첫 국제 대회 출전이다. 사실 이들에게 해외 여행 자체가 이번이 처음. 르완다에는 약 400명의 수영 선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완다 수영 대표팀의 장 타바루카 감독은 “선수들이 국제 규정 수영장의 레인이 이렇게 긴 것인지 처음 알았을 것”이라며 “꿈에 그리던 완벽한 시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시드니〓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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