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 경기가 열린 시드니 올림픽파크내 파빌리온 경기장은 한국 응원단의 열광적인 함성에 녹아들었다.
붉은 티셔츠와 개량한복을 입고 숫자에서 압도적인 상대 응원단에 맞서 경기 내내 목이 쉬도록 한국을 응원한 이들은 배드민턴 호주한인협회 이명길 회장(42) 등 회원 30여명.
80년대 호주로 이민와 이웃 사촌으로 살던 이들이 협회를 구성한 것은 불과 두달도 채 안된다.동호회 형식으로 올초부터 배드민턴을 즐기던 이들은 셔틀콕이 주는 특유의 매력에 매료돼 올림픽을 계기로 협회를 출범시켰다. 동호회 형식으로는 한국 선수단을 조직적으로 응원하기도 힘들뿐더러 모임을 활성화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매 주말마다 올림픽파크 인근 덜위치힐 고교 체육관을 임대해 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이들의 수준은 ‘완전 초보’. 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수가 운동이 안되겠다며 중국인 클럽으로 발길을 돌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는 당차다. 내년에는 해외교포팀으로 반드시 전국체전에 출전하겠다는 것. 최일현 삼성전기 감독에게 코치 파견도 요청했다.
이회장은 “한국의 성적이 기대보다 안좋아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성적이 안좋다고 배드민턴이 국내에서 찬밥 신세가 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