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약물복용 '불명예金' 이번에도 나오나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27분


올림픽의 최대 관심사는 두말할 것 없이 금메달.

그러나 금메달에 대한 집념은 자칫 비뚤어진 결과를 낳기도 한다.약물 복용이 바로 그것.

이번 올림픽도 ‘약물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지 모를 정도로 약물 양성반응선수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이에따라최고 ‘어글리 금메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의 최대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1일 ‘불명예의 전당(Hall of Shame)’이란 기사를 게재해 흥미를 끌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역도 남자 56㎏급에서 은메달을 따낸뒤 양성반응을 보여 메달을 박탈당한 이반 이바노프(불가리아)까지 포함해 13명이 불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68년 멕시코에서 동메달을 획득한뒤 알코올 양성반응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스웨덴의 근대5종팀이 첫 회원. 88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9초79의 경이로운 세계신기록을 세운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밝혀진 캐나다의 단거리스타 벤 존슨도 당당한(?) 회원이다.최근AFP통신은 벤 존슨을 ‘역대 최악의 선수’로 꼽은 바 있다.

‘약물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번 올림픽에선 이바노프가 첫 ‘어글리 금메달’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22일 시작되는 육상경기에 따라 그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

금지약물은 주로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역도나 레슬링, 육상 수영의 단거리선수들이 자주 복용하기 때문. 이번에도 역도 수영 등에서 약물 선수가 잇따라 적발돼 그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역시 가장 초점이 모아지는 종목은 육상 남녀 단거리. ‘파워를 키워주고 반응시간을 줄여주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근 복권돼 올림픽 출전권을 회득한 자메이카의 ‘흑진주’ 멀린 오티(40)도 ‘불혹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을 먹었다고 시인한 바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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