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육상]17세소년 테이티 꼴찌하고도 '싱글벙글'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58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함께 라운딩을 하려면 15만달러(약 1억6500만원)는 내야 한다는 게 정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모리스 그린(26·미국)도 마찬가지다. 육상 100m 세계기록(9초79) 보유자인 그린은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대한 출전료로 최소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받는다.

22일 시드니올림픽 주경기장인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 남태평양의 소국인 쿡아일랜드에서 온 17세 소년 테이나 테이티는 단돈 한푼 안들이고 그린과 함께 달리는 꿈같은 체험을 했다.

행운의 연속이었을까. 예선 6조 경기에서 2번 레인을 배정받은 테이티의 바로 옆 3번 레인에 그린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테이티는 자신의 최고기록에 0.07초차 뒤진 11초22의 훌륭한 기록을 냈지만 레이스에 참가한 7명중 꼴찌에 머물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력질주를 하지 않은 채 10초31로 테이프를 끊은 그린과는 거의 10여m차.

그러나 테이티는 “경기전 대기실에서 그린에게 다가가 당신과 함께 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나중에 레인에서 보자고 대답했다”며 최고스타와 대화를 나눈 사실이 마냥 즐거운 모습.

이날 테이티는 쿡아일랜드 전체 인구(7월 기준 2만407명)의 5배에 이르는 10만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렀다.

<시드니〓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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